"넷플릭스 몇만원 싸게 보려다 꼼짝없이 당했다" 부글부글

입력 2024-01-11 15:00   수정 2024-01-11 15:14


"몇만 원 아끼려다 꼼짝없이 사기를 당했네요."

이모 씨(26)는 "OTT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 일 년 치 금액을 지불했지만 한 달 뒤부터 이용이 불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인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아이디를 함께 쓰자며 유인한 뒤 연 결제금을 챙겨 도망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월 결제액을 한 푼이라도 줄여보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한 사기인데, 하소연하기도 마땅치 않다.
OTT 계정 공유 사기범 경찰에 붙잡혀...피해자 규모 최소 130명

11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남창원서부경찰서는 이 같은 사기 혐의로 김모 씨(31)를 9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 씨는 2021년부터 작년까지 피해자들에게 OTT 계정을 공유하는 대가로 1년간의 'N분의 1' 일시금을 받은 뒤 몇 주~몇 개월 후 구독을 끊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같은 사기로 한 차례 검찰에 송치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해당 사기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인 피해자 규모는 약 130명이다. 인당 1만4000원~4만원가량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계정당 4명이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수도 있다.


사기범들은 구독료를 3~12개월 등 장기간으로 받았다. 피해자 박모 씨(31)는 “한 달만 공유하고 싶었으나 김 씨로부터 3개월 이상만 공유가 가능하다고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돈을 받은 즉시 또는 몇 주 뒤 돌연 계정을 정지시키고 잠적했다.
조금 더 싸게 보려다 '아차'...피해 구제도 어려워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OTT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유료 OTT 서비스 이용자의 69.6%가 계정을 공유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10명 중 7명은 개인적으로든, SNS를 활용해 일명 'N분의 1 팟'을 모아서라도 다른 사람과 아이디를 함께 쓰고 있다는 얘기다.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이용자들이 OTT 계정을 공유하는 이유는 높은 비용과 분산된 콘텐츠 때문이다. 인기 콘텐츠인 디즈니플러스의 '무빙', 쿠팡플레이의 '소년시대' 등을 시청하려면 각각의 OTT 아이디가 필요하다. OTT 서비스들의 한 달 구독료는 기본 요금 기준으로 월 4990원(쿠팡플레이)에서 월 1만3500원(라프텔)에 달한다. 모든 OTT 구독하고자 한다면 광고 유무 등 서비스 단계에 따라 4~7만원이 필요한데, 'N분의 1'로 낸다면 '4분의 1'로 절감이 가능하다. 이용자들이 가족이나 지인 간 계정을 공유하거나 '공유 플랫폼'을 자칭하는 사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다. 트위터나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계정을 공유할 사람을 구하다 이런 사기를 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 금액이 대부분 소액인 만큼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피해자 황모 씨(24)는 "4만원 정도 되는 금액 때문에 경찰에 고소하는 게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 사기당한 것을 잊으려 한다"고 말했다.

보상받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OTT 업체들은 약관에 가족 외 타인과의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한 OTT 업체 관계자는 "이용 약관에도 가족이나 가구 외 공유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며 "계정 공유로 사기를 당해도 회사 측에서 사실상 보상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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